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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 숲 산책 (2017.7.30)

남녘하늘 2018. 12. 16. 14:04


 일요일인데 모처럼 야외에 나가볼까 생각하다가 집에서 멀지 않으면서, 그간 이야기만 듣고 아직까지 가보지 못한 화담숲을 생각하고 방문했다. 화담숲은 곤지암 리조트 콘도와 스키하우스 뒷산에 LG 상록재단이 공익사업의 일환으로 개발 운영하는 규모 약 41만평의 수목원이다. 이중 약 20만 평에 관람객이 산책을 하며 식물을 감상하고 체험 할 수 있도록, 17여개의 다양한 테마정원과 국내 자생식물 및 도입식물 약 4,300종을 수집하여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오래전에 곤지암리조트를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에 이런 숲을 조성한 모양이다. 주차시설이 잘 되어있었는데 겨울철 스키를 타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서 충분한 주차시설을 만들어 놓은 듯하다.    






보통 때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일요일임에도 사람이 생각했던 것보다는 적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휴가를 가는 시기여서 모두 멀리 휴가를 떠나서인지 아니면 날씨가 너무 더워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사람이 많지 않으니 구경하기에는 상대적으로 좋았다. 셔틀 버스도 운행이 된다고 하는데 입구까지 거리가 그다지 멀지 않은 듯해서 그냥 주차장에서 걸어서 가 보기로 했다.  




 중간에 화담숲으로 가는 리프트가 있었다. 산책로를 따라서 올라갈수 있지만 무료로 탑승할 수 있었고, 사람이 많지 않아서 기다리지 않아도 되기에 이용했다. 사람이 많으면 리프를 이용하려해도 많이 기다릴 터인데 날씨가 더워서 관람객이 많지는 않은 모양이다. 탑승장 입구에 간단한 김밥 샌드위치를 제외한 음식은 가져갈수 없다고 적혀 있다. 겨울철에는 초보용 스키장으로 이용하는 곳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스키장에서 볼 수 있는 리프트를 이용한다.    







 리프트를 타고 들어와서 입장권을 사게 되어 있었다. 입장료는 성인 1인당 1만원이다. 화담숲 탐방은  모노레일을 이용해서 오를 수도 있고 전 코스를 걸어서 볼 수도 있다. 모노레일은 3개의 승강장이 있어 걷기에 불편한 사람이 편하게 돌아 볼 수 있게 해 주지만 이렇게 좋은 숲에 와서 굳이 모노레일을 이용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날이 더우니 오르는 코스를 모노레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꽤 있는 모양이다. 무료로 이용해도 할 생각이 없는데 이용도가 또 있었다. 천년화담숲을 시작으로 자연생태관 , 철쭉 진달래길, 자작나무 숲, 소나무치유숲길로 이어지는 코스로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시작부터 더위에 지치는 날이다. 입구에서 들어와 조금만 걸으면 연못 근처에 민물고기 생태관이 나왔다. 실내에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서 먼저 들어가 보았는데 역시 시원하다. 곤지암 화담 숲에 있는 전시관들은 이미 적지 않은 입장료를 내고 왔기 때문에 모두 무료로 입장하는 듯하다. 그동안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민물고기를 볼 수 있는 곳인데, 민물고기 생각보다 크기가 큰 것도 많았다. 천연기념물인 황쏘가리부터 커다란 메기 등 다양한 민물고기를 보는 재미도 솔솔했다. 화담 숲에 있는 생태관이라고 어항속에도  풀로 숲을 조성해 놓았다. 






 민물고기관 지나면 모노레일을 탈 수 있는 정거장이 나오지만 모노레일을 타면 구석 구석 볼 수 없는 것이 많아서 도보로 이동하게 된다. 정상쪽으로 오르는 길은 불편함 없이 숲을 산책 할 수 있도록 잘 만들어 놓았고 중간 중간 완만한 길, 빠른 계단길로 나뉘게 하여 사람들이 효율적으로 산책 할 수 있었다. 나무 데크를 따라 지그 재그로 이어지는 산책로 주변으로는 계곡 아래로 시냇물이 흐르며 숲이 우거져서 한여름의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관람로는 일방 통행으로 다니게 되어 있었다.    





 이끼원을 지나 약속의 다리도 지났다. 약속의 다리는 남산 타워에서처럼 영원히 간직하고픈 사람을 자물쇠로 채워 다리에 걸어 두는 모양이다. 멋진 숲 에는 그냥 자연을 줄리러 왔는데 이런 이벤트성 행사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그다지 많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서 많이지면 이또한 자연의 훼손이다. 자물쇠 채워 놓는다고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닌데...  조금 올라 왔는데도 숲의 모습이 꽤 좋다. 날씨만 덥지 않았으면 훨씬 더 좋았을 것 같다.      




 이동중에 사진을 찍을 만한 곳이 너무나 많지만 중간 중간에 관람객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포인트도 많이 만들어 놓았다. 포토존 액자 뒷쪽으로 두그루의 나무가 한 몸이 되어 자란다는 연리지가 있었다. 연리지보다는 주변 풍광이 너무 보기 좋아서 사진 한장을 남긴다. 오르막길의 화담숲은 인위적으로 조성한 공간이지만 비교적 자연의 원형 그대로 숲을 조성한 듯하다. 






 초입부터 산꼭대기까지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었는데 중간에 데크 길도 만들어 놓아 걷기 좋은 환경이다. 한참을 오르다 보니 자작나무 숲이 나왔다. 아직 심어진지 오래되지는 않은 듯한데 시간이 지나서 나무가 커지면 보기 좋은 숲이 될 듯하다. 날씨만 덥지 않으면 이 자작나무 숲에서도 조금 쉬어가고 싶지만 많이 더워서 그냥 통과했다.  




 멋진 숲속길을 지나 산책로 정상에 당도하면 탁 트인 전경이 펼쳐진다. 모노레일 정류장도 보이고 산 아래로 스키장과 골프장이 내려다 보인다. 겨울이면 활기를 찾을 곳이겠지만 지금은 그냥 민둥산의 모습이다. 산 아래쪽을 내려보는 동안 모노레일이 들어왔다. 몸이 불편한 사람이라면 모노레일을 이용해서 높은 이곳까지 올라올 수 있어 좋겠지만,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지금까지 올라오면서 보았던 멋진 풍광은 모두 지나쳐 버린 셈이다. 모노레일이 깜찍하게 생겼다.  






 정상에서 소나무 정원으로 이동하는 길은 원래는 사람들이 이동하기 어려운 곳이어서 데크길로 잘 만들어 놓았다. 오르내리막이 없이 산 허리에 만들어진 데크길은 해가 산너머로 지나가버려서 산그늘이 졌고 바람까지 조금씩 불어 주어서 아주 걷기 좋았다. 날씨가 덥고 휴가를 많이 가서 입장객 자체가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정상쪽에 오니 더욱 관람객을 보기가 힘들다. 입장한 사람들은 모두 정상까지는 올 것 같은데 모두 어디로 가 버렸는지 궁금하다.  




 데크길이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되는 곳부터 화담 숲 소나무 정원이 시작된다. 보기에도 자태가 보통이 아닌 소나무들이 심어져 있는 소나무 정원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아끼는 나무인 소나무가 주인공인 곳이다. 한 그루도 같은 모양이 없다고 하는데, 이 많은 나무들을 전국 각지에서 구해와서 이곳에 모아 놓은 듯하다. 속물 같지만 이 소나무들을 구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갔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한그루 한그루가 모두 멋있다.  








 곤지암 화담숲 오르막길이 자연 그대로의 크고 작은 계곡으로 가득했다면 내리막길은 소나무와 잘 다듬어진 돌들로 이루어진 인공 폭포가 수십개쯤 된다.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만한 곳이 많았다. 소나무 1정원은 커다란 소나무와 바위들이 함께 계곡과의 조화를 주제로 꾸며 놓았고 2정원은 소나무와 소사나무, 전통적인 석물(석탑, 돌탑 참조물)을 조화롭게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그런 구분에 상관없이 소나무 정원은 정제된 아름다움이 있는 곳이었다. 






 작은 연못이 있는 곳에서 시멘트도로를 지나 분재원으로 넘어 왔다. 30년생 분재에서 120년생 분재까지 생각보다는 많고 다양한 분재가 전시되고 있다. 우리나라 분재는 지나치게 기교를 부리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하는데, 그보다도 자연스럽게 자라야 하는 나무를 사람에 취향에 맞추어 왜곡(歪曲)시킨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시선을 끄는 작품같은 분재가 많이 보였다. 그럼에도 그냥 자연스러운 숲이 더 좋다.     







 하산길에는 산책하는 내내 산책길을 따라서 물소리를 계속해서 들을 수 있다. 중간 중간 물길을 돌려 작은 연못도 만들어 놓았고 자그마한 폭포를 만들어 놓았다. 전반적으로 인공적인 구조물이지만 자연스러게 만들어 놓아서 구경하기에 좋아던 것 같다. 물소리를 들으면서 하산할 수 있었다.  






 날씨가 더워서 중간에 쉬지 않고 계속 걸었더니 조금 힘든다. 숲 구경을 마치고 끝나갈 무렵 쉬어갈 공간을 제법 많이 만들어 두었는데 너무 더워서 이곳에서 쉬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조금 시원한 공간에 가서 쉬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지나쳤다. 조금 더 내려오니 화려하고 경쾌한 느낌의 이스라엘 작가 도리 로빈스타인의 작품이 몇 점 전시되어 있다. 친근한 단어를 형상화하여 독특한 방식으로 작품을 만든다고 햇는데 색상도 예쁘고 해서 그냥 지나치기가 어렵다.   






 출구쪽에서 가까이 있던 추억의 정원에는 우리나라의 옛 시골 풍경을 미니어쳐로 만들어 놓았다. 옛 고향의 정취와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70년대 중부지방의 시골풍경을 재현해 놓았다고 한다. 엿장수나 시골풍경 같은 모습을 만들어 놓았는데 숲과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민속촌에 이런 것을 만들어 놓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화담숲을 나가는 길목에 한옥주막과 찻집이 있었다. 집 근처에 가서 차를 한잔 하기로 해서 찻집을 그냥 지나쳤다. 날씨가 너무 더운 계절에 찾아와서 숲을 찬찬히 둘러 보지 못한 듯한 느낌이다. 숲이 좋은 곳에서는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숲속의 여유를 즐겨야 했는데 그냥 지나쳐 가기에바빴다. 다음에는 방문하는 사람은 많겠지만 날이 선선해지는 가을이나, 날이 더워지기 전에 한번 와 보아야겠다. 방문객이 많아서인지 일방통해을 시키고 있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그렇자면 숲의 규모를 생각해서 1일 입장인원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화담숲 산책은 전반적으로 좋았고, 추억의 한 페이지에 남을만한 방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