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홍콩,마카오,광저우('16.12)

홍콩, 마카오, 광저우 여행 15-14 (광저우 샤멘) (2016.12)

남녘하늘 2018. 5. 29. 00:23


 오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아직 피로가 덜 풀린 가족은 숙소에서 t쉬고 있으라 하고 혼자 웬징루(远景路)를 돌아 다녔다. 어제 갔던 중국남방항공 본사와 페이샹공원(飞翔公园)역 반대 방향인 한인 상가와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마을 주변을 돌아 보았다. 웬징루(远景路) 중간쯤에 보이는 이 건물은 한국식 찜질방 같아 보이는데 어떤 건물인지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웬징루는 대단히 화려하거나 볼거리가 있는 장소는 아닌 듯하다. 오히려 중국의 번화가 보다 조용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답게 한국 음식점들이 많은 곳이다. 다양한 한국 음식점에서부터 간단한 호프집, 당구장까지도 보인다. 한국에 있는 것은 모두 이 거리에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간판도 한글도 되어 있어 한국인지 중국인지 헷갈린다.  








 큰 도로에서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니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주택들이 나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는 많이 허름해서 마치 재개발을 기다리고 있는 지역같은 느낌이다. 그나마 웬징루의 앞 거리는 번화한 곳이지만 뒷골목은 이런 지역이 있었다. 과거와 공존하고 있는 공간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는 변화가 극심한 곳이여서 어느날 갑자기 이런 곳도 한순간에 바뀔 수도 있는 곳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의 폭도 너무 좁아서 사생활이 보호되지 못할 것 같은 느낌. 옛날에는 건물을 지을 때 거리 제한이 없었던 모양이다.       






 중국 사람들도 아침에 밥을 해먹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지 아침부터 음식을 판매하는 집이 많이 보였다. 이른 아침이어서 저녁시간대 웬징루의 복잡함과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아침을 여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활기차 보인다.   




 웬징루의 남쪽 지역도 한번 돌아 보았다. 북쪽보다는 조금 더 개발이 된 듯한데, 번듯하게 지어진 고층 건물 뒤로 흐르는 하천을 보니 아직 중국이 선진국이 되려면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도 30여년 전에는 하천 물 색깔이 이와 비슷했던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직 환경보호에 대한 개념이 많이 부족해 보인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나무와 숲과 공원이 많다는 것이다. 넓찍한 보행자 도로와 가로수를 보면서 조금만 더 투자를 하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삶의 질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웬징루를 중심으로 근처를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이 제법 많이 흘렀다. 아침 일찍 숙소에서 나올 때에는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어느덧 출근하는 사람들도 거리가 제법 복잡해졌다.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가기로 한다. 오늘도 아침 일찍 나와서 주변을 돌아본 덕분에 웬징루의 구석 구석을 돌아 다녀 보았다. 광저우에 코리아 타운으로 불리는 곳이여서 한국인을 상대하는 매장들이 많이 있었고, 현지인들과 더불어 살아 가는 상황을 잘 보고 왔다.  






 그동안 지하철과 코끼리 열차같은 마음버스만 주로 타고 다녔는데 오늘은 역으로 가는 시내 버스를 처음으로 이용해 보았다. 아침에 산책을 갔을 때 버스 정류장에서 노선표를 보니 싼위얀리(三元里)역으로 가는 노선 버스가 있어서 일부러 타게 되었다. 요금은 마음버스와 동일한 2위안이다. 코끼리 열차같은 마을버스도 2위안을 받는데 더 편한 버스 요금도 마을 버스와 동일한 2위안을 받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대중교통 요금이 워낙 싼 탓이기도 하지만 마음버스가 폭리를 취한다는 느낌이다.   





 오늘은 아침에 광저우에 오면 한번 가 보려고 생각했었던 샤멘(沙面)이라는 곳을 방문한다. 광저우는 관광을 할만한 곳이 그렇게 많은 지역은 아니라고 들었다. 몇 일 이곳에 머물면서 보니 그 말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에서 3번째 큰 도시이고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도시를 너무 과소평가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샤멘에 가려면 싼위얀리(三元里)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궁위안첸(公园前)역에서 내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황샤(黃沙)역에서 내리면 된다. 황사(黃沙)역에서 사몐(沙面)까지는 도보로 불과 5분 거리다. 역에 내리면 바로 앞으로 큰 고가도로가 지나고 있고, 횡단보도가 없어 육교를 이용해 샤멘섬을 알려주는 표지를 따라 가면 된다.   





 샤멘은 광저우의 남쪽에 만든 인공섬이다. 동서로 900m 남북으로 300m 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 섬이라 한바퀴 다 일주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도시와 사몐 사이에는 폭이 20m도 되지 않는 샛강이  있고 몇 개의 다리가 놓여 있다. 다리를 건너면 중국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광저우는 중국 최대 무역항으로 번성했는데 19세기 영국과 프랑스의 조계지이기도 했다. 고전적인 유럽풍 건축물들이 이 때 많이 세워졌고, 그 때 지어진 건물들이 고스란히 남은 것이다. 새롭게 들어선 현대적 건축물이 거의 없어 작은 유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가를 따라 걷다가 조금 더 안쪽 골목으로 들어섰다. 현재 샤멘에는 약 40여 개 나라의 건축양식이 보존되어 있다고 한다. 광저우에서 가장 이국적인 곳으로 알려져 있는 샤멘에서는 고딕양식, 바로크 양식, 신클래식 양식 등 다양한 건축양식의 건물들을 볼 수 있다. 한동안 각국 영사관이 밀집돼 있었고 현재도 미국영사관과 폴란드 영사관 등이 있다. 광저우에서 외국인 건물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외세의 중국 침략을 실증하는 역사적 현장이며 또한 광저우의 유명한 관광명소이기도 하다.    







 사몐의 중앙에는 섬을 가로지르는 커다란 가로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공원뿐만 아니라 섬 전체가 공원 같은 느낌인데, 녹색 공간까지 넓게 들어서 있으니 더욱 여유가 느껴진다. 공원 곳곳에는 다양한 청동상으로 당시의 생활상을 재미있게 표현해 놓았다. 악기를 연주하는 남자,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여인, 책을 읽는 남자 등이다. 특히 차를 마시는 서양인과 주판으로 셈을 하는 중국인이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은 모습이나 드레스를 입은 서양 여인과 치파오를 입은 중국 여인이 나란히 걷고 있는 모습들은 사몐의 역사적인 배경과 잘 어울리는 조각품들이다. 조각품을 구경하면서 걷은 것도 재미있다. 









 샤멘의 남쪽 끝에 있는 샤멘공원까지 왔다. 광저우의 작은 유럽 샤멘(沙面)은 중국어 말 그대로 모래섬을 뜻한다. 중국의 근대 개화기인 18세기 중엽만 해도 샤멘은 주강의 퇴적으로 생긴 조그만 모래섬 이었는데, 아편전쟁 이후 중국이 영국과 프랑스에 땅을 내어주면서 주요건물이 들어서며 도시 형태를 갖추었다. 샤멘 공원에 오면 드디어 주강을 바라볼 수 있다. 샤멘 공원에도 커다란 나무가 많이 있어 오래된 공원임을 알 수 있다. 샤멘 자체가 워낙 숲이 잘 형성되어 있어 공원과 크게 구별은 되지 않았다. 다만 공원에는 현지인들이 많이 와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다른 공원에서처럼 현지인들이 춤도 추고 여가를 즐기고 있었다.     







 길쭉한 모양의 사몐 한 쪽 면이 샛강과 함께 도시를 접하고 있다면, 반대편은 광저우를 가로지르는 주강(珠江)과 접하고 있다. 섬 남쪽의 사몐공원은 주강을 볼 수 있다. 주강은 길이 2,129km로 중국 화남지방 최대의 강으로 유량이 풍부하고 수심이 깊어 주요 교통로이기도 하다. 샤멘공원에서 주강을 바라다볼수 있긴 하지만 진짜 주강에서의 분위기를 느끼려면 이곳은 별로 인 듯하다. 강 건너로도 특별한 건물도 보이지 않고, 공원 안에는 현지인들이 일상만 볼 수 있어 특이한 감흥이 없다. 그냥 현지인들이 휴식처인 공원일 뿐이다. 샤멘섬의 다른 곳과는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듯하다. 






 샤멘공원을 뒤로 하고 다시 유럽식 건축물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 나왔다. 현재 샤멘은 국가급 중요문물보호단지로 지정되어 광저우의 9번째 절경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고 한다. 광저우 시민의 쾌적한 쉼터로 자리잡아 가고 있고, 레스토랑, 카페, 호텔 등이 있다. 샤멘의 거리는 모델의 야외사진 촬영장소로, 신혼부부의 야외촬영지 명소로도 각광을 받는다고 한다. 샤멘의 거리에서 촬영하는 신혼부부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돌아 다니는 동안에도 사진을 찍고 있는 여러 커플을 볼 수 있었다. 중국스럽지 않은 이국적인 풍경이어서 좋아할만한 장소라고 생각된다








 샤멘에서 유명하다는 스타벅스도 보인다. 이곳에 와서 여유롭게 차라도 한잔 하고 갔으면 좋으련만 오늘 몇 가지 일정이 있고 저녁에 서울로 되돌아 가야 하는 일정이라서 여유있는 차한잔을 하지 못했다.매번 너무 바쁘게 돌아다니기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스타벅스가 있는 건물은 특색있어 보이고 분위기도 좋아 보였다. 샤멘 전체를 모두 돌아 보지는 못하고 샤멘 공원을 돌아서 다시 들어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 더운 날씨에 자전거라도 있으면 섬 전체를 한번 둘러 보아도 좋을 듯하다. 






 다음 일정을 위해서 다시 황샤(黃沙)역으로 되돌아 가야 한다. 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시 샛강을 건너야 한다. 주강은 만나는 쪽의 샛강은 폭이 넓어 보인다. 샛강과 주강을 따라서 샤멘 섬의 바깥쪽으로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는 듯하다. 오늘 샤멘의 절반만 구경하고 되돌아가지만 샤멘의 멋진 풍경을 충분히 돌아 보았다고 생각한다. 밤에는 조명과 어울어져 더 멋지다고 하는데, 다음에 다시 이곳을 방문한다면 야경을 보면서 오늘 보지 못한 곳을 더 다녀봐야 할 것 같다. 






(15편에서 계속)